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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구독 디자인구독, 6개월 써보니 남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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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프로 26-10-01 14:43 8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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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에 디자인구독 서비스를 하나 시작했다. 월 9,900원짜리였고, 처음엔 그냥 심심해서 결제했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새로운 트렌드 쫓기가 버거워지던 참이었거든. 첫 달에는 큐레이션된 아티클이 하루에 두세 개씩 메일로 왔다. 그걸 읽는 데 20분쯤 걸렸다. 솔직히 처음엔 이걸 돈 주고 구독해야 하나 싶었다. 무료로도 널린 게 디자인 글 아닌가.

근데 3개월쯤 지나디자인구독니까 달라지더라. 서핏 같은 서비스가 초기 디자인 콘텐츠를 큐레이션해주는 방식이 꽤 정교했다. 내가 저장하거나 오래 머문 글을 기억하고, 다음 추천에 반영했다. 예를 들어 내가 모션 그래픽 관련 아티클을 세 번 연속 클릭하니까, 그다음 주에는 모션 디자이너 인터뷰와 툴 사용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게 단순한 알고리즘인데도, 마치 나만의 편집자가 생긴 기분이었다. 월 9,900원이 아깝지 않아진 시점이 딱 그때였다.

작년 12월에는 커뮤니티 기능도 써봤다. 11 채팅으로 다른 구독자와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반응 속도가 꽤 빨랐다. 낮은 레이턴시를 보장한다고 소개할 만했다. 한 번은 어떤 분이 Figma 오토레이아웃 팁을 물어보길래 내가 쓰던 방법을 알려줬다. 그게 10분 만에 대화로 이어졌고, 나중에 그분이 올린 포트폴리오를 보고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 유료 구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은 아무나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인 것 같다. 진짜 관심 있는 사람들만 모이니까 대화의 밀도가 다르다.

6개월간 결제한 금액은 약 6만 원이다. 그동안 저장한 아티클이 300개쯤 되고, 실제로 업무에 적용한 아이디어는 20개 정도다. 돈으로 따지면 커피 몇 잔 값이지만, 시간을 아낀 걸 생각하면 남는 장사다. 물론 모든 구독이 이렇진 않다. 예전에 월 4,900원짜리 하나는 두 달 만에 해지했다. 콘텐츠가 너무 겉핥기식이었고, 추천도 내 취향과 동떨어졌다. 결국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큐레이션의 질이다.

요즘은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고를 때 세 가지를 본다. 첫째, 내가 저장한 콘텐츠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둘째,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지. 셋째, 광고성 글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 이 세 가지가 맞으면 월 만 원은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 디자인구독은 결국 정보가 아니라 맥락을 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검색했다면 놓쳤을 연결고리를, 누군가 대신 엮어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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