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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유학 말레이시아 영어캠프 2주 보내고 남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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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프로 26-09-20 23:43 1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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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초등 5학년 아이를 데리고 말레이시아 영어캠프에 다녀왔다. 쿠알라룸푸르 근교의 한 국제학교에서 2주 동안 진행필리핀유학되는 프로그램이었고말레이시아영어캠프, 부모 동반 없이싱가폴영어캠프 아이만 참여하는 싱가포르영어캠프게 아니라 가족이 필리핀어학연수함께 현지에 머무는필리핀영어캠프 형태였다. 숙소는 학교 기숙사가 아니라 근처 콘도였고, 2주에 180만 원 정도였다. 항공권과 식비는 별도였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아이 표정이 굳어 있었다. 한국에서 학원 다닐 때처럼 문법 문제지를 푸는 게 아니라, 원어민 선생님과 조별로 게임하고 발표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이다. 첫 이틀은 거의 말을 안 했다. 그런데 사흘째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같은 조에 있던 중국계 말레이시아 친구가 먼저 말을 걸었고, 그날 저녁 숙소에서 아이가 처음으로 영어로 된 농담을 따라 했다. 발음이 엉망이어도 웃음을 주고받는 경험이 컸다.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였고, 오후에는 현지 문화 체험을 섞어서 진행했다. 바틱 염색, 말레이 전통 음식 만들기, 쿠알라룸푸르 시티 투어 같은 활동이 있었다. 이 시간이 영어 학습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건 의외였다. 아이는 현지 마켓에서 과일을 사면서 가격을 영어로 흥정하는 걸 제일 재미있어 했다. How much? 한마디를 백 번쯤 연습한 셈이다.

비용을 따져보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2주에 항공권 포함 400만 원 안팎을 썼다. 필리핀 캠프와 비교하면 1.5배 정도 비싼 편이다. 그런데 말레이시아는 영어가 공용어에 가깝게 쓰여서, 교실 밖에서도 영어를 쓸 일이 많다는 게 차이였다. 편의점, 택시, 식당 어디서든 영어가 통했다. 아이가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도구로 느끼기 시작한 건 이 환경 덕분이었다.

돌아와서 학원 레벨 테스트를 다시 봤는데 한 단계 올라갔다. 물론 2주 만에 실력이 확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확실히 줄었다. 지금도 가끔 그때 만난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캠프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짧은 기간에 성적을 기대하기보다 아이가 영어를 편하게 받아들이는 경험을 목표로 삼는 게 낫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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