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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셀러 와인셀러 꼭 필요한가요? 3년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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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프로 26-09-20 02:02 1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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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셀러를 사기 전에 몇 달을 고민했다. 집에 와인을 몇 병 안 두는데 굳이 백만 원 넘는 가전을 들여야 하나 싶어서. 결론만 말하면 나는 사길 잘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건 아니라는 것도 같이 알게 됐다.

처음엔 냉장고 한쪽 칸에 와인을 세워두고 마셨다. 한두 달 안에 마실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문제는 선물받은 와인을 몇 달, 어떤 건 1년 넘게 두면서부터였다. 코르크가 마르는지 산화되는 속도가 확 빨라지더라. 진공마개로 공기를 빼고 서늘한 신발장 위에 둬도 한계가 있었다. 단기 보관은 가능하지만 두고두고 아껴 마실 생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셀러를 들인 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온도가 아니라 진동이었다. 집 안에서 온도 변화가 가장 적은 자리를 골라 세워뒀는데, 컴프레서가 돌아가는 냉장고와 달리 진동이 거의 없어서인지 같은 와인을 몇 달 간격으로 마셔도 향이 덜 뭉개졌다. 빛을 차단하는 유리문도 은근히 중요했다. 투명 유리 제품도 많지만 형광등이 하루 종일 켜진 거실이라면 자외선 차단 모델이 낫다.

꼭 셀러가 아니어도 되는 경우도 있다. 한 달에 두세 병씩 사서 그달에 다 마시는 편이라면 굳이 큰돈 쓸 필요 없다. 서늘하고 어둡고 진동 없는 곳, 예를 들어 안방 옷장 아래쪽이나 베란다 안쪽 수납장에 진공마개로 막아 눕혀두는 정도로 충분하다. 다만 여름철 실내 온도가 28도를 넘는 집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소형 셀러라도 하나 있는 게 마음 편하다.

용량은 생각보다 넉넉하게 사는 게 좋다. 나는 12병짜리로 시작했다가 6개월 만에 꽉 차서 후회했다. 지금은 30병짜리를 쓰는데, 다 채우진 않아도 절반은 항상 비워둔다. 그래야 새로 산 와인을 넣을 자리가 생긴다. 가격은 40만 원대부터 200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인데, 온도 편차가 1도 안에서 잡히는지, 소음이 몇 데시벨인지 정도만 확인하면 웬만하면 실패는 안 한다.

와인을 오래 즐길 생각이라면 셀러는 결국 보험 같은 물건이다. 비싼 와인 한 병을 망치는 것보다 백만 원짜리 셀러 하나가 오래 남는다. 반대로 가볍게 즐기는 편이라면 진공마개와 서늘한 자리 하나로와인셀러도 충분하다. 자기와인냉장고 소비 속도를 먼저 따져보고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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